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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포커스] 슈퍼스타 귀환·예측불허 순위 경쟁...뜨거운 '봄' 야구, 박찬호 돌아온 12년 전과 흡사하네

KBO리그가 역대급 흥행 가도를 달리며 900만 관중 동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 시즌 흥행 요소는 역대 가장 빨리 100만 관중을 돌파했던 2012년과 흡사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9일 5개 구장에서 열린 경기들이 끝난 뒤 "금일 5개 구장 최종 관중은 6만4877명을 기록했고, 누적 관중 100만명을 달성했다. 역대 2번째로 빠른 70경기 만이다"라고 전했다. 역대 가장 적은 경기 수로 100만 관중을 돌파한 건 2012시즌 65경기였다. 10구단 체제로 치르기 시작한 2015시즌 이후에는 올 시즌이 가장 적은 경기 수로 1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이다. 흥행 요소가 많다. 그 중심에는 한국 야구 역사상 가장 빼어난 투수 중 한 명인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있다. 2013시즌 메이저리그(MLB)에 진출, 아시아 출신 투수 최초로 평균자책점 1위(2019시즌)에 오르는 등 한국 야구 위상을 높인 그는 지난겨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고, 고심 끝에 친정팀 한화 복귀를 선택했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미국 무대에 나선 그가 돌아올 수 있는 팀은 한화뿐이었다. 류현진은 복귀전이자 2024시즌 개막전이었던 3월 23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5실점(2자책점)으로 부진했지만, 홈에서 치른 3월 29일 대전 KT 위즈전에선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사이 한화는 개막전 패전 뒤 7연승을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슈퍼스타의 복귀와 하늘을 찌를 듯 오른 초반 기세. 한화는 홈경기뿐 아니라 원정 경기에서도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지난 5일 고척 원정에서 한화팬 진가가 드러났다. 2017년 7월 2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7년 만에 평일 매진을 합작한 것. 한화뿐 아니라 '우승 후보'로 꼽힌 KIA 타이거즈가 기대대로 좋은 전력을 보여주며 상위권을 지키고, 전국구 인기 구단 LG 트윈스도 지난 시즌 통합 우승으로 들끓은 팬심이 여전하다. 롯데 자이언츠도 10일 기준으로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 영입으로 커진 기대감이 관중 동원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정규시즌 초반부터 예측을 허락하지 않는 순위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점도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 전력에 비해 저평가 받은 SSG 랜더스, 간판타자(이정후)와 에이스(안우진)이 모두 이탈하며 '1약' 평가를 받은 키움 히어로즈가 모두 연승 가도를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키움은 4연패 뒤 7연승을 거두며 특유의 짜임새 있는 선수 구성의 힘을 보여줬다. 삼성 라이온즈도 젊은 선수 위주의 타선 구성과 외부 자유계약선수(FA) 불펜 투수 김재윤을 영입해 단단해진 뒷문의 힘을 드러내며 7연패 뒤 5연승을 거뒀다. 선수 개별 이슈도 있다. SSG 한유섬은 10일 기준으로 생산한 안타 10개 중 7개가 홈런이었다. 이상적인 타격으로 볼 순 없지만, 흥미를 자아낸다. 여기에 소속팀 사정상 지명타자로만 나서야 했던 '천재 타자' 강백호가 고교 시절 맡았던 포수로 변신한 것도 시선을 모으는 요인이었다. 2024 정규시즌 초반 판도는 역대 최소 경기 100만 관중을 돌파한 2012시즌과 흡사하다. 2012시즌도 슈퍼스타들의 귀환, 예측을 빗나가는 순위 경쟁이 있었다. 일단 2012시즌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대학 시절 이후 18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23경기에 등판하며 선수 생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박찬호와 함께 빅리그 1세대 주역이었던 김병현도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 '타격 머신' 김태균도 일본 리그 생활을 접고 각각 친정팀 삼성과 한화로 돌아가 복귀 시즌을 치렀다. 순위 경쟁도 예상 밖 구도가 펼쳐졌다. 해설위원 대부분 2011시즌 통합 우승팀인 삼성을 정규시즌 1위 1순위로 꼽았고,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두산 베어스와 롯데를 4강 후보로 꼽았다. 2011시즌 6위였던 넥센과 7위 LG는 2약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100만 관중 돌파 하루 전인 4월 28일 기준으로 넥센은 9승 6패로 3위, LG는 8승 7패로 5위였다. 삼성이 6승 10패로 7위로 처졌다. 이런 의외성이 초반 관중 동원에 큰 영향을 미쳤다. 12년 만에 가장 뜨거운 봄을 맞이한 프로야구. 한화가 11일 두산전에서 연패에 탈출했고, KIA는 디펜딩 챔피언 LG 상대 주중 3연전을 모두 이기며 선두를 지켰다. 야구팬 시선이 떠날 줄 모른다. 프로야구의 봄이 뜨겁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12 13:00
연예일반

“이게 콘서트인가, 축제인가”.. 세븐틴, 무대 사운드+장치까지 완벽했다 [IS리뷰]

그야말로 장관이다. 그룹 세븐틴이 공연장 구조를 잘 파악한 퍼포먼스와 드론 쇼, 불꽃놀이와 같이 다채로운 연출들로 캐럿들(팬덤명)에게 종합 선물세트 같은 시간을 제공했다. 세븐틴은 지난달 30일~31일 양일간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 ‘팔로우 어게인 투 인천’을 개최했다.‘팔로우 어게인 투 인천’은 세븐틴이 지난해 7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연한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단독 콘서트다. 당시 컨디션 난조로 활동을 쉰 승관이 빠진 12인 체제로 공연했는데, 이번엔 13인조 완전체로 무대에 섰다. 또한 무릎 부상으로 재활 치료를 받던 에스쿱스의 복귀 무대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 밖에서부터 세븐틴을 보려는 국내외 캐럿들로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몰려든 수많은 관객들 때문에 행사장 안팎에서는 네트워크 장애가 일어나기도 해 세븐틴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오프닝 곡으로 열 번째 미니앨범 ‘FML’ 타이틀곡 ‘손오공’을 선택한 세븐틴은 하늘에서 근두운을 타고 내려오는 듯한 무대 연출로 스타디움 앙코르 투어의 서막을 열었다. 특히 세븐틴은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이 가로로 넓은 점을 적극 활용, 무빙 스테이지를 통해 메인 무대와 중앙 무대를 오가며 전 좌석의 캐럿들과 가까이 소통했다. 실제로 호시는 “무대 스테이지 하면서 여러분들과 가까이서 보니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기분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왼쪽부터 오른쪽 그리고 정면 2개까지 총 4개의 대형 LED를 통해 캐럿들에게 다양한 각도로 무대를 제공했다. 노래마다 달라지는 무대 장치와 세븐틴 멤버들의 다채로운 의상 역시 보는 맛을 더했다. ‘바람개비’, ‘편지’와 같이 감미로운 발라드 무대에서는 엄청 큰 나뭇잎 모양의 무대 장치와 비눗방울 효과로 분위기를 달궜다. 하이라이트는 힙합 팀(에스쿱스, 원우, 민규, 버논)의 ‘파이어’ 공연이었다. 빨간색 레이저로 시선을 압도하더니 ‘파이어’ 가사에 맞춰 무대에 불길과 폭죽이 치솟았다. 자리에 앉아있던 캐럿들 역시 모두 일어나 ‘파이어’를 외치는 등 힙합 콘서트를 방불케 했다. 돔 형식의 공연장이 아닌 만큼, 소리가 멀리 퍼져나가는 것도 대비했다. 풀 밴드 라이브로 넓은 공연장이 꽉 차는 듯한 사운드를 구현했고, 중앙 무대 곳곳에 대형 스피커를 설치해 멀리 있는 캐럿들에게도 생생한 현장 분위기를 전달했다. 올해 데뷔한 지 10년 차가 된 ‘프로 아이돌’ 세븐틴의 팬서비스 역시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도겸은 지난달 30일 첫 번째 공연에서 과격한 안무 탓에 바지가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두 번째 공연에서 도겸은 “무대도 찢고 바지도 찢는 도겸이다. 첫 공연 때 너무 열심히 해서 바지가 터졌다. 오늘은 더 열심히 해서 한 번 더 찢어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 팬의 그 가수라고 했던가. VCR을 통해 한 팬이 “도겸아 뉴진스(새로운 바지) 준비됐어?”라고 적은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모습이 나와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후 세븐틴은 ‘레프트 앤 라이트’, ‘음악의 신’, ‘아주 나이스’ 등 히트곡을 연달아 부르며 약 3시간이 넘는 공연을 꽉 채웠다. 후반부로 갈수록 지칠 법도 한데 오히려 세븐틴은 카메라를 향해 잔망스러운 표정을 짓고, 캐럿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공연장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특히 ‘음악의 신’이 흘러나오자 5만명의 캐럿들은 ‘쿵치팍치’ 가사를 따라 외치며 세븐틴가 하나가 됐다. 공연 말미엔 암전과 동시에 컴백 소식을 깜짝 공개했다. VCR를 통해 세븐틴 멤버들이 차례대로 비쳐지고 오는 29일 오후 6시 베스트 앨범 ’17 IS RIGHT HERE’ 발매 소식이 전해지자, 공연장에선 폭발적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세븐틴은 이에 더해 1일 팀 공식 SNS에 ‘17 IS RIGHT HERE’의 콘셉트 티저를 게재했다.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오리지널 일러스트로 유명한 맥스 돌턴이 세븐틴의 역대 앨범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것도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한편 세븐틴은 한국과 일본의 초대형 스타디움에서 앙코르 투어 ‘SEVENTEEN TOUR ‘FOLLOW’ AGAIN’을 개최한다. 지난달 30~31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시작된 이 투어는 오는 27~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거쳐 5월 18~19일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5월 25~26일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 등 총 4개 도시에서 8회 진행된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4.01 15:24
메이저리그

[IS 고척] 덩크슛 꽂는 175㎝...운동 능력은 타고 났다? '고척돔 얼리버드' 무키 베츠

무키 베츠(30)는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슈퍼스타이자 2018년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 수상 이력에 빛나는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선수다. 베츠를 설명하는 표현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게 운동선수로는 작은 키(1m75cm)에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점. 그는 야구뿐 아니라 농구 등 미국 내 인기 스포츠 종목을 두루 잘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덩크슛도 할 수 있다고. 외야 담장 앞에서 껑충 뒤어올라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미국프로볼러협회(PBA) 공식 대회도 출전한다. 베츠는 현재 메이저리그(MLB) 월드 투어 서울시리즈 2024를 치르기 위해 방한했다. 20일 열린 공식 개막전에서도 이름값을 해냈다. 안타 2개를 치며 다저스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투·타 겸업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워낙 센세이션을 일으킨 탓에 조금 가렸지만, MLB 이력과 퍼포먼스는 결코 밀리지 않는다. 그는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베츠의 천재성에 감탄하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서울시리즈에서 보여준 경기 준비 과정을 보면, 그가 '노력파'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1일 샌디에이고 2차전을 앞두고도 그랬다. 다저스의 공식 훈련은 오후 4시 15분이지만, 그는 3시 10분에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20분 동안 훈련을 소화했다. 코치 앞에서 자세를 낮추고 근거리 펑고를 진행했다. 숏바운드 처리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훈련이었다. 코치는 베츠 리치에 맞춰 공을 보냈다. 그렇게 10분 동안 수비 훈련을 한 베츠는 이후 미식축구공을 들고 캐치볼을 했다. 4~5m에서 시작을 했다가, 거리를 넓혔다. 30m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미식축구공이 저렇게 가볍게 던질 수 있는 건가'하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어느새 코치가 던지는 미식축구공은 그라운드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베츠는 외야수로 여섯 번이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보스턴 소속 시절에는 4시즌(2016~2019) 연속 수상했다. 다저스로 이적한 뒤에도 두 번 받았다. 그런 베츠는 지난 시즌(2023) 2루수로도 485이닝을 소화하며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뛰었다. 만능 야수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올 시즌은 주전 유격수를 맡는다. 원래 2루수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기존 유격수 개빈 럭스가 송구에 문제를 드러내며 그가 센터라인 핵심 포지션을 맡게 된 것. 베츠는 노력하고 있다. 이미 최고지만, 더 뛰어난 선수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그런 흔적이 그라운드에서 자주 드러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최정상급 운등 능력을 뽐내고 있는 선수. 노력 없는 결과는 없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1 16:35
프로야구

유격수 전환 원하는 김혜성 ↔ 사령탑은 2루수 권유...키움의 딜레마

예상보다 '뜨거운 감자'가 될 것 같다. 2024시즌김혜성(25·키움 히어로즈) 포지션 결정 얘기다. 키움은 지난달 29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1차 전지훈련지(미국 애리조나주)로 떠났다. 일부 주축 선수와 사령탑 홍원기 감독이 출사표를 전한 가운데 보직 변경 이슈가 주목받았다. 간판선수 김혜성은 유격수 복귀를 바라고 있고, 홍원기 감독은 2022~2023시즌 맡았던 기존 자리 2루수로 쓸 의사를 전했다. 김혜성은 2024시즌을 치른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MLB) 문을 두들긴다. 지난해 12월 1일 열린 '리얼글러브 어워즈'에서 취재진을 향해 도전 의사를 전했고, 키움은 지난달 중순 선수의 뜻을 존중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김헤성은 현 메이저리거 김하성이 MLB에 진출한 뒤 맞이한 2021시즌 유격수로 90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고, 좋은 타격 성적(타율 0.304·99득점)까지 남기며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하지만 이후 2시즌은 유격수를 팀 후배 김휘집에게 맡기고 2루수를 소화했다. 2022시즌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역대 최초 유격수-2루수 동시 석권을 해냈고, 지난 시즌(2023)에도 이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며 타이틀 방어를 해냈다. 김헤성이 유격수 복귀를 바라는 이유는 명확하다. MLB 구단들이 자신의 가치를 평가할 때 상대적으로 2루수보다는 유격수로 인식되는 게 낫기 때문이다. 2023 MLB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김하성이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증명하며 경쟁력을 높인 것처럼, 일단 내야 수비 핵심 포지션인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면서 2루수도 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김혜성은 출국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고개를 돌려 두리번거리는 제스처를 취하며 "감독님이 어디 계시냐"라고 되물었다. 아직 이 사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는 의미였다. 김혜성은 같은 2루수와 유격수 모두 큰 틀에서는 내야수이기 때문에 이번 캠프에서 모두 준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물론 사령탑의 생각대로 따를 것이라는 속내도 전했다. 홍원기 감독에게 이 얘기를 꺼내자, 그는 "개인도 중요하지만, 팀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 김혜성도 그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포지션을) 어느 정도 정리해야 (스프링캠프 기간) 선수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부문을 두고 조언을 해주는 게 감독 역할"이라고 했다. 애리조나 캠프 중 면담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할 예정이라고. 이정후가 MLB에 진출하며 떠난 현재, 키움 간판선수는 단연 김혜성이다. 그가 좋은 기운으로 2024시즌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하려면, 포지션을 바꿔주는 게 바람직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키움은 지난 2시즌 동안 유격수로 키운 김휘집이 있다. 그는 전임인 김혜성과 김하성만큼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니지만,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등 정석대로 성장하고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다. 통산 3시즌 동안 1군에서 뛴 김휘집은 2루수로 24이닝밖에 나서지 않았다. 포지션 정리가 굳이 이뤄진다면, 김휘집이 3루로 가는 게 낫다. 송성문 등 다른 선수들과 자리 경쟁을 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 경우 김혜성이 비운 2루수는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최주환이 맡을 수 있다. 1루수와 지명타자 자리에 타격 능력이 좋은 선수를 쓰면, 이정후가 이적하며 생긴 공격력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반면 이미 김헤성의 MLB 도전을 허락한 구단이 그의 포지션 변화 요구까지 받아들이면, 선수에게 너무 끌려다닌다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혜성이 유격수를 맡는 게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지 장담할 순 없지만, 간판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건 일단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줄 것이다. 반면 김휘집을 유격수로 둔다면, 키움은 김혜성마저 없이 치를 수 있는 2025시즌을 대비하는 것이다. 장단이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1 16:00
프로야구

FA 계약→보호선수 제외...자존심 구긴 최주환 "1순위, 긍정적으로 생각"

지난해 11월 열린 KBO 2차 드래프트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최주환(36)이었다. SSG 랜더스 주축 선수였던 그는 보호선수(35명)에서 제외됐고,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던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됐다. 최주환은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2018시즌 26홈런·장타율 0.582를 기록했다.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로 시선을 모은 그는 2020시즌에도 좋은 성적(타율 0.306·16홈런)을 낸 뒤 2021시즌을 앞두고 SSG와 4년 42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주가가 치솟았던 최주환은 SSG 유니폼을 입고 뛴 두 번째 시즌(2022) 타율 0.211·9홈런으로 부진했다. 2023시즌 홈런 20개를 치며 장타력을 회복했지만, 타율은 0.235에 그쳤다. SSG는 젊은 선수를 보호하고 샐러리캡을 줄이기 위해 최주환을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이적이다. 최주환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그는 "갑자기 바뀐 환경에 놀라긴 했지만, 1순위로 지명된 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내가 필요하다는 의미 아닌가. 예상하지 못했던 키움이 나를 지명한 좀도 그렇다"라고 전했다. 최주환은 "두산·SSG 소속으로 키움을 상대할 때마다 까다로운 팀이라고 생각했다. 메이저리거들도 많이 배출한 팀이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에서 나도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키움엔 두산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었던 이원석이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팀에서 인연이 닿은 김혜성과 조상우도 있다. 최주환은 "키움은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팀이다. 우천 순연 경기가 많지 않아서 체력 관리가 더 중요해질 것 같다"라고 했다. 2023시즌 최하위(10위) 키움 히어로즈는 전력이 더 약해졌다. 간판선수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고, 에이스 안우진은 병역으로 이탈했다. 마무리 투수였던 임창민도 삼성 라이온즈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하며 이적했다. 키움 전력 저하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량이 검증된 최주환 역할이 중요하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최주환은 공격력을 보고 영입한 선수다. 타점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타순에 세우려고 한다"라고 했다. 호재도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시즌부터 수비 시프트(타자 타구 데이터나 성향을 분석해 야수의 위치를 옮기는 전략)를 제한한다. 2루를 기준으로 특정 방향에 야수를 몰아 넣는 수비는 금지된다. 좌타자 최주환은 2023시즌 우측 타구 비율이 50.5%였다. 당겨쳐 만든 타구가 많았다. 그는 "아무래도 수비 시프트 제한이 나에겐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올 시즌(2024)을 마치면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다시 내 가치를 증명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1 07:20
프로야구

[단독 인터뷰] 오승환과 함께 달라진 불펜 투수의 위상, "일간스포츠 덕이죠"[창간 54]

“일간스포츠 덕을 많이 봤죠.”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과 본지 창간 특집 인터뷰를 진행하던 도중 KT 위즈 투수 박영현(19)이 찾아왔다. 박영현은 어렸을 때부터 오승환을 보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워왔던 선수. 어린 선수들에게 롤모델을 물어보면 선발 투수나 홈런 타자의 이름만 나왔던 이전과는 달리, 이젠 박영현처럼 ‘제2의 오승환’을 꿈꾸는 젊은 선수들이 제법 많아졌다.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던 오승환은 “일간스포츠의 덕을 봤다”라고 말했다. 일간스포츠가 조아제약과 공동 주관하는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을 말한 것이다. 일간스포츠는 1994년부터 매년 최고의 활약을 펼친 불펜 투수에게 ‘최고구원투수상’을 시상하고 있다. KBO리그 최고의 마무리인 오승환도 이 상을 5차례(2006·2008·2012·2013·2021년)나 수상했다. 오승환은 2021년 수상 당시 “요즘 불펜 투수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 (불펜 투수의 활약을 조명하는) 최고구원투수상을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한 바 있다. 불펜 투수 위상 높인 선수와 신문오승환은 “최고구원투수상 덕분에 불펜 투수들의 활약이 조명을 받는다. 상을 통해 불펜 투수의 가치가 높아지고, 목표 의식도 생기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힘이 많이 된다. 또 상을 받는 모습과 선수들의 수상 소감까지 더해지면서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목표를 심어주는 것 같다. 상 덕분에 불펜 투수의 위상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감사를 전했다.오승환은 이전부터 불펜 투수가 저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해 왔다. 2021년 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거론됐던 오승환은 “불펜 투수가 얼마나 잘해야 MVP가 될 수 있을까. ‘구원 최초의 MVP’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보고 싶다”라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그의 생각은 같다. 오승환은 “야구장에서 뛰는 선수들 누구 하나 안 힘든 선수가 없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은 조명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라고 힘줘 말했다. 마인드 컨트롤과 에이징 커브한 번의 실수로 패배하면 비난이 집중되는 보직이 불펜 투수다. 잘해야 본전인 게 마무리 투수의 숙명이다. 그만큼 엄청난 스트레스에 노출된다. 프로 19년차 베테랑이자 포커페이스로 유명한 오승환도 마인드 컨트롤은 여전히 어렵다. “못한 날이면 나도 괴롭다. 그날은 잠도 못 잘 정도로 힘들고 화도 난다”는 그는 “공 하나에 운명이 갈리는 것이 불펜 투수다. 그만큼 스트레스가 크다. 마인드 컨트롤이 정말 중요한 보직이다”라고 말했다.오승환도 이번 시즌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전반기 26경기에 나와 2승 3패 2홀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4.80로 부진했다. 투구 페이스를 찾기 위해 프로 데뷔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고, 2군도 두 차례 다녀왔다. ‘돌부처’라는 별명답지 않게 경기 중 화를 표출하는 일도 있었다. 오승환은 “아쉬움이 많았던 전반기였지만 다시 반등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똑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더 많이 준비했다”라고 돌아봤다.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도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오승환은 “지금의 나는 한 경기 안 좋을 때마다 나이에 대한 우려가 따라붙는다. 은퇴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나도 매번 잘할 순 없다.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려고만 하니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럴수록 나는 내 일에만 집중했다. 나를 믿고 (부진했던 전반기와) 크게 달라진 것 없이 남은 시즌을 임하고 있다”라고 말한 그는 우려의 시선을 극복하고 후반기 24경기 2승 2패 14세이브 평균자책점 3.09로 부활했다. 400세이브와 ‘선동열 방어율’어느덧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까지 단 6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미 KBO리그 최다 세이브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2위(손승락·271개)와도 100개 이상 큰 격차로 앞서 있다. 그러나 오승환은 안주하지 않는다. 400세이브를 향해 자신을 더 채찍질하고 있다. 오승환은 “사실 숫자에 연연하는 편은 아닌데, 400세이브가 눈앞에 다가오니 앞자리 숫자를 바꾸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래야 마음이 홀가분할 것 같다”라며 대기록을 향한 각오를 드러냈다. 1점대 평균자책점(ERA, 방어율)을 향한 여정도 이어간다. 오승환은 지난해까지 통산 1.93의 ERA를 기록 중이었으나, 올 시즌 부진으로 통산 기록이 2.08까지 치솟았다. 그는 선동열(1.20) 전 국가대표 감독에 이어 1점대 통산 ERA를 기록할 유력 후보였다. ‘선동열 방어율’은 야구 용어를 너머 난공불락의 관용적 표현이 됐다. ‘1점대 방어율’을 꿈꾸는 이유다.하지만 오승환은 덤덤했다. 그는 “아직 (커리어가) 끝난 게 아니지 않나”라면서 재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오승환은 “지금으로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보내는 것이 내 목표”라면서 대기록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겠다고 말했다.수원=윤승재 기자 2023.09.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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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단신 국대 듀오' 야구는 신장 아닌 심장으로, "국대에서 증명할게요" [항저우 2022]

“키로 야구 하는 건 아니잖아요, 대표팀에서 증명해야죠.”(지찬)“키는 시선의 일부일 뿐, 제 역할에만 집중하겠습니다.”(성윤)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야구 대표팀에는 특이한 스펙을 가진 선수들이 있다. 1m63㎝. KBO리그 최단신 선수 두 명이 모두 국가대표에 승선한 것. ‘작은 거인’ 김지찬(22)과 김성윤(24·이상 삼성 라이온즈) 최단신 듀오가 프로 데뷔 첫 태극마크와 함께 한국의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프로 4년차 김지찬의 대표팀 승선은 일찌감치 예견된 바였다. 2루수와 유격수, 외야 수비까지 가능한 유틸리티 자원에 올 시즌 96경기에서 타율 0.294 13도루를 기록하며 작전 수행 능력까지 증명한 김지찬은 6월 발표된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첫 성인 대표팀 생활이 어색하기만 한 김지찬은 “형들과 많이 이야기하면서 기술적인 것부터 생활적인 면까지 많은 것을 배우겠다”라고 말했다. 김지찬만큼 김성윤의 대표팀 생활은 더 어색하다. 본인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발탁’이었기 때문.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빠진 외야 자리에 후배 김현준(삼성)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으나, 정작 교체 발표가 났을 때 불린 선수는 김성윤이었다. 후반기 타율 0.354(팀내 1위·리그 8위) 쾌조의 타격감과 빠른 발, 상황에 맞는 작전 수행 능력이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대표팀에 뽑혔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많이 당황했지만, 지금은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2루수와 유격수가 가능한 김지찬은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박성한(SSG 랜더스)·김주원(NC 다이노스) 등과 경쟁하며 키스톤 콤비 자리를 오갈 예정이다. 외야수도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 외야 훈련을 하지는 않았다. 타석에선 작전 수행 능력이 좋은 만큼 상·하위 타순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김지찬은 “어떤 상황이나 어느 포지션에 나가든 잘할 수 있도록 마음속으로 준비를 잘 하고 있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성윤도 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하다. 대표팀 외야수가 4명밖에 되지 않아 제한적인 상황에서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작은 체구에도 한 방을 때려내는 힘도 있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선발은 물론, 대타·대주자·대수비 경험도 많아 다양하게 기용될 예정이다. 김성윤은 “어떤 역할이든 충실히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려고 한다. 팀(삼성) 형들도 너무 과하게 의욕적으로 하기 보단 내가 할 수 있는 걸 잘 하라고 조언해줬다”라며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최단신 국대 듀오’. 두 선수의 동반 발탁 소식에 주목을 받은 것은 그들의 키였다. 하지만 김성윤은 “키는 남들이 보는 시선의 일부일 뿐이다”라면서 “대회에서 내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는 것에만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김지찬 역시 프로 입단 초부터 “키로 야구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줄곧 말해왔다. 그는 “이제 그 말을 대표팀에서 증명해낼 때다”라면서 이를 악물었다. 윤승재 기자 2023.09.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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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차려도 먹어줄 '4번’ 타자가 없는 NC

맛있게 밥상을 차려도 먹어줄 '4번 타자'가 없다. 공격이 꽉 막힌 NC 다이노스의 현주소다.NC는 8일 기준으로 4번 타자 타율이 0.242로 KBO리그 최하위다. 리그 평균(0.282)은 물론이고 부문 9위 한화 이글스(0.260)와의 차이도 작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4번 타순 장타율(0.343)과 출루율(0.3235)도 모두 꼴찌다.강인권 NC 감독이 가장 많이 4번 타자로 기용한 선수는 제이슨 마틴이다. 마틴은 팀이 치른 75경기 중 41경기(54.7%)에서 4번으로 선발 출전했다.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지만 그의 4번 타순 타율이 0.257(152타수 39안타)에 그친다. 손아섭·박석민·윤형준·오영수·김성욱 등을 다양하게 실험한 강인권 감독은 최근 권희동의 4번 출전 횟수를 늘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효과가 미미하다. NC의 4번 타자 홈런이 리그 최소인 4개(평균 9개). 이마저도 마틴이 혼자서 기록했다. 타격감이 괜찮더라도 4번 타순에만 들어가면 너나 할 거 없이 페이스가 꺾인다. 타선의 짜임새가 헐거워지는 지점이다.공교롭게도 NC는 밥상 차리는 능력이 뛰어나다. 통산 3000타석 소화 기준 역대 타격 랭킹 톱6 중 현역 선수는 4명. 이 중 이정후(키움 히어로즈·0.339)를 제외한 박건우(0.324) 손아섭(0.320) 그리고 박민우(0.320)가 NC 소속이다. 최근 박건우가 2군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강인권 감독은 손아섭·박민우·박건우를 1~3번 타자로 자주 내세웠다. 중심 타선에 찬스를 연결하는 테이블 세터(1~2번)는 물론, 3번 타순까지 자타공인 '타격 도사'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가시적인 효과가 있었다. 손아섭이 주로 맡는 1번 타순 타율이 0.315로 리그 1위. 리드오프가 활발한 공격과 출루로 테이블 세터 역할에 충실하지만, 그다음이 문제다. 2번과 3번을 거쳐 4번에 찬스가 연결되더라도 해결해 줄 클러치 히터가 부족하다. NC 4번 타순의 득점권 타율도 0.268로 리그 9위. 만루 상황에선 9타수 1안타(0.111)로 꼴찌다. 찬스가 가장 많이 만들어지는 4번 타순에 불이 붙지 않으니 대량 득점 횟수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리그 상위권 팀들은 확실한 외국인 4번 타자(LG 트윈스 오스틴 딘, SSG 랜더스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보유했거나 외국인 타자가 부진하더라도 국내 선수들(두산 베어스 양의지·양석환)의 활약이 기대 이상이다. NC는 두 가지 방법 모두 기대를 밑돌면서 순위 싸움에서 밀린다.결국 마틴으로 시선이 쏠린다. 마틴은 지난해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오클라호마시티)에서 129경기 출전, 타율 0.285 32홈런 107타점을 기록했다. 체구(키 1m75㎝)가 작지만, 매트 데이비슨(32홈런·현 히로시마 도요 카프)과 함께 퍼시픽코스트리그(PCL) 홈런 공동 1위에 오를 정도로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올해 NC에서는 전반기가 끝낼 때까지 잠잠하다. 팀 내 대안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마틴의 반등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7.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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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고척] '피안타율 0.309' 요키시 향한 사령탑 시선 "살아 남기 위해선..."

키움 히어로즈 선발 투수 에릭 요키시(34)가 휴식기를 갖는다. 사령탑은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봤다. 키움은 7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요키시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선발 투수들에게 한 차례씩 휴식을 줄 계획을 실행했다. 빈자리는 대체 선발 투수가 나선다. 지난 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나선 장재영이 다시 임무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요키시는 휴식을 앞두고 고전했다. 6일 LG 트윈스전에서 4와 3분의 2이닝 동안 10피안타 6실점을 기록했다. 오스틴 딘에게 장타 2개를 맞았고, 4회와 5회 위기에선 오지환에게만 2타점 중전 적시타 2개를 허용했다. 올 시즌 등판한 1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은 0.309에 이른다. 지난 시즌까지 4시즌 통산 평균자책점 2.71, 피안타율 0.244를 기록한 리그 대표 투수가 평범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홍원기 감독이 진단한 문제는 결국 기본이다. 제구력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 구종 선택보다 로케이션이 문제라는 것. 구속 저하는 크지 않지만, 피안타가 크게 늘어난 건 다른 이유가 없다고 본다. 홍원기 감독은 “이제 KBO리그 5년 차 투수다. 상대 전력 분석도 거의 다 이뤄졌다. 생존을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땅볼 유도형’ 투수가 정타를 많이 맞고 있다. 문제점을 알고 대비해야 한다. 일단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많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키움은 ‘선발 야구’로 버티고 있다. 타선의 공격력은 이전보다 떨어졌고, 불펜진도 2022시즌만큼 견고하지 않다. 안우진에 이어 요키시까지 휴식을 주는 이유다. 잘 던지고 있는 안우진과 달리 요키시는 이 휴식기를 쇄신하는 발판으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KBO리그를 거쳐간 '장수 외인' 다수가 5년 차에 고전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07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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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이상한 판정에 의연한 이정후, 1할 타율도 문제가 아니다

KBO 리그 대표 아이콘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의 타격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를 향한 걱정은 기우(杞憂)다. 선구안과 절제력은 여전하다. 타구 속도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멘털 관리를 잘한다. 이정후는 지난 18일부터 홈구장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 모두 3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키움 타선은 모처럼 집중력을 보여주며 6-1 승리를 이끌었지만, 이정후는 웃지 못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첫 6경기에서 타율 0.208를 기록했다. 이때까지 누구도 그의 타격감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시즌 타격 5관왕(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에 오른 리그 최고 타자다. 겨우내 더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 타격 폼에 변화를 주는 변수가 있었지만,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투수들의 강속구를 잘 공략하며 우려를 씻었다. 일단 타격감을 논하기엔 너무 표본이 적었다. 개막 2번째 주중 3연전이 끝난 현재, 기류가 묘하다. 반등 발판을 만들며 정상 궤도 진입을 예고한 뒤 바로 배트가 얼어붙는 모습이 2번이나 나왔다. 이정후는 지난 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빠른 공 공략을 잘 해내며 3안타를 쳤지만, 이후 3경기에서 2안타에 그쳤다. 14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3안타·4타점, 16일 KIA전에서는 연장 10회 말 끝내기 홈런을 치며 이름값에 부응했다. 하지만 이어진 금주 주중 3연전에서 다시 삼성 투수들에게 침묵했다. 18일 1차전에선 9회 말 4번째 타석에서 안타 1개를 쳤다. 하지만 앞서 삼성 선발 백정현과의 3번 승부에서 모두 땅볼로 물러났다. 19일 2차전에선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체인지업에 타이밍을 제대로 맞히지 못해 2번(2·3번째 타석) 연속 2구 만에 땅볼로 물러났고, 삼진도 2개를 당했다. 이정후가 6타석 이상 소화한 개인 통산 60경기 중 무안타는 이전까지 3경기뿐이었다. 20일 3차전도 무안타다. 1회 말 김혜성과 이용규가 연속 안타로 깔끔한 득점을 만든 상황에서 나섰는데, 상대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의 컷 패스트볼(커터)에 루킹 삼진을 당했고, 2회 2번째 타석에서는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3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7회 4번째 타석에선 다시 커터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삼성 3연전 성적은 13타수 1안타 1타점 4삼진. 시즌 타율은 0.200이다.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 결과에 따라 5경기 만에 다시 1할대로 떨어질 수 있다. 이정후가 개막 15경기에서 2할 타율 밑으로 떨어진 시즌은 한 번도 없었다. 기록만 보면 우려가 생긴다. 하지만 이정후의 타석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의구심이 걷힌다. 일단 타구 속도. 타이밍을 빼앗겨 빗맞은 타구도 있었지만, 우측으로 향한 타구는 대체로 속도가 빨랐다. 6타수 무안타에 그친 19일 2차전도 첫 타석 우익수 뜬공은 직선타나 다름없었고, 3번째 타석 우측 타구도 잘 맞은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선구안도 문제가 없다. 삼성 3연전 당한 삼진 4개를 살펴보자. 19일 2차전 9회 말, 삼성 좌완 셋업맨 이승현의 바깥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로 파고든 포심 패스트볼(직구)는 객관적인 시선으로도 당한 게 맞다. 하지만 삼성 포수 강민호의 미트에 공에 들어간 순간, 스트라이트존(S존)을 살짝 벗어난 느낌도 들었다. 주심 판정이 볼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정후는 애초에 자신의 S존을 벗어나는 공엔 눈길도 안 주는 타자다. 이 경기 2번째 삼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정후는 11회 말 2사 뒤 삼성 좌완 이상민과 풀카운트 승부를 했는데 투수의 7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 슬라이더에 배트를 내다가 멈췄지만, 심판은 체크스윙으로 인정했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이정후의 배트는 돌지 않았다. 20일 삼성 3차전도 마찬가지다. 이정후가 1·7회 삼진을 당한 뷰캐넌의 결정구(커터)는 모두 바깥쪽 낮은 코스였고, 명백히 S존을 벗어났다. 포수의 프레이밍에 심판이 넘어갔다. 메이저리그(MLB)에선 투수가 던진 공의 구질과 코스를 판단해 타격 의사를 결정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Plate Discipline’이라는 용어가 있다. 타석에서의 절제력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정후가 안타 생산에 애를 먹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선구안과 절제력은 여전히 뛰어나다. 비록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뷰캐넌의 바깥쪽 낮은 코스 커터는 스윙해도 땅볼이나 파울이 나온다. 오히려 심판의 애매한 체크 스윙과 S존에 속내를 감추고, 숨을 고른 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그의 멘털이 칭찬받아야 할 정도다. 안희수 기자 2023.04.21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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